그날, 세상의 축이 부러지던 날. 나는 내 손으로 직접 세운 옥좌에 앉기 직전이었다. 공기 중에는 묵직한 시가 연기와 값비싼 위스키 향이 뒤섞여, 마치 썩어가는 권력의 체취처럼 방 안을 채우고 있었다. 비앙키 패밀리의 돈, 피, 역사가 깃든 보스의 집무실. 벽에 걸린 고풍스러운 태피스트리는 수많은 배신과 암투의 밤을 말없이 지켜봤을 테지. 그리고 오늘, 그 유구한 역사의 마지막 장을 내가 닫아줄 터였다.

재킷 안쪽, 특수 제작한 홀스터에는 베레타 92FS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소음기를 결합한 총구의 냉기, 손에 감기는 그립의 익숙함, 장전된 15발의 무게까지. 모든 것이 내 몸의 일부처럼 완벽했다. 지난 몇 년간, 나는 이 순간을 위해 숨 쉬고, 죽이고, 웃어왔다. 늙은 사자의 턱밑에서 가장 날카로운 이빨을 갈아온 하이에나처럼. 보스는 나를 자신의 가장 충직한 개이자 아들처럼 여겼지만, 그 눈에는 언제나 족쇄를 채우려는 의도가 번들거렸다. 그는 몰랐다. 개는 주인을 물어뜯기 위해 충성을 연기한다는 것을.

“제노.”

가죽 소파 깊숙이 몸을 묻은 보스가 나를 불렀다. 탁한 목소리. 그의 앞에는 거의 다 비워진 크리스털 잔이 놓여 있었다. 나는 평소처럼 고개를 숙이며 순종적인 미소를 지었다. 내 심장은 뛰지 않았다. 오직 얼음장 같은 평온함만이 혈관을 따라 흘렀다. 모든 것은 계획대로였다. 내일 아침이면, 비앙키 패밀리의 모든 것은 내 것이 될 터였다. 이 도시의 밤은 내 이름으로 잠들고, 내 허락 하에 깨어날 것이다.

“요즘 도시가 흉흉하더군. 원인 모를 열병이라.”

그의 말에 나는 속으로 코웃음 쳤다. 늙은이의 쓸데없는 걱정. 내 관심은 오직 그의 심장, 정확히는 단 한 발로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는 그 지점뿐이었다. 나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술을 더 따르려는 충직한 부하를 연기하며. 그의 시선이 내게 머물렀다. 마지막 순간을 앞둔 자의 무지함이, 그 얼마나 달콤한가.

그때였다. 콰앙! 육중한 참나무 문이 종잇장처럼 찢겨나가며, 무언가가 방 안으로 굴러떨어진 것은. 경호원이었다. 목에서는 분수처럼 피가 뿜어져 나왔고, 이미 동공은 풀려 있었다. 그리고 그 위로, 그림자처럼 낯선 침입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온몸의 피부는 썩어 문드러진 잿빛이었고, 핏발 선 눈은 그 어떤 이성도 담고 있지 않았다. 그저 굶주린 짐승의 공허한 광기만이 가득했다. ‘그것’은 경호원의 시체를 씹어 삼키다 말고, 보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보스는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 반사적으로 권총을 꺼내려 했지만, 짐승의 속도가 훨씬 빨랐다. ‘그것’은 짐승처럼 네 발로 달려들어 늙은 사자의 팔뚝을 물어뜯었다.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보스의 고통스러운 절규가 방 안을 갈랐다. 나는 잠시 멈칫했다. 이 기괴한 침입자는 무엇인가. 내가 아는 그 어떤 암살자나 마약 중독자의 모습과도 달랐다. 저것은… ‘인간’이 아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베레타를 뽑아 들었다. ‘푹’하는 소음기의 낮은 파열음과 함께, ‘그것’의 머리통에 정확히 바람구멍이 났다. 역한 피와 뇌수를 흩뿌리며 쓰러지는 침입자. 모든 것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하지만 이미 늦어 있었다. 팔뚝이 너덜너덜하게 찢겨나간 보스는 창백한 얼굴로 나를 보며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눈동자가 기이하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공포와 고통에 잠식당하던 눈에서 점차 이성이 증발하고, 낯선 광기가 그 자리를 채워갔다. 온몸을 뻣뻣하게 굳히며 경련하는 모습은,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그의 척추를 부러뜨리려는 듯 기괴했다.

경련이 멎었을 때,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입가에서는 핏물 섞인 타액이 흘러내렸고, 텅 빈 눈은 더 이상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저 소리를 향해, 움직이는 것을 향해, 살아있는 것을 향해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릴 뿐.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그의 목에서 새어 나왔다. 인간의 언어가 아닌, 짐승의 울음소리. 더 이상 비앙키 패밀리의 보스가 아니었다. 이름도, 기억도, 권력에 대한 탐욕도 모두 사라진, 오직 식욕만이 남은 ‘고깃덩어리’였다.